[이지용기자의 노거수이야기 .62] 예천 용문면 사부리 지도실 마을 소나무
우산 펼쳐 놓은듯 가지가 사방으로 생김새부터 독특
"임진왜란때 명나라 장수 이여송이 벼루속에 솔씨 가져와 심었다" 는 전설 있지만
'수령 200년'밖에 안돼 믿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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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마을 특유의 세찬 바람을 친구삼아 200여 년을 살아온 특이한 모습의 소나무를 만나기 위해 예천군 용문면 사부리 지도실(知道室) 마을을 찾았다. 승용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만큼 좁은 산길을 따라 도착한 지도실 마을은 두메산골이다. 소나무는 마을 입구에 있다.
소나무는 생김새부터 일반 소나무와는 많이 다르다. 일반 소나무처럼 곧게 하늘로 뻗은 것도 아니고, 반송처럼 밑동에서 가지가 갈라지지도 않았다. 줄기는 곧게 자라다가 1m 정도의 높이에서 가지가 사방으로 갈라졌다. 굵은 가지만 해도 9갈래나 된다. 사방으로 퍼진 가지는 일자형, T자형 가지처짐 받침대 12개가 받치고 있다. 나무 곳곳에 외과수술 자국이 있다. 나무의 높이는 8m, 가지가 나눠지기 전 직접 재어본 나무 둘레는 2.14m이다.
넓은 터에 홀로 자리를 잡은 소나무는 통행에 지장을 주었던지 몇 가지가 잘려 나가면서 전체적인 균형미는 잃어버렸지만 생육상태는 양호해 보였다. 멀리서 보면 겉모습은 마치 우산을 펼쳐 놓은 듯하다.
산골마을에 자리를 잡은 탓에 남다르게 생긴 모습을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없는 것이 안타까웠다. 사람들의 발길이 많은 곳에 자리를 잡았다면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을 것이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이곳에 자리를 잡은 것이 소나무에게는 다행한 일인지도 모른다. 외부의 영향을 덜 받았기 때문에 오랜 세월동안 아름다운 수형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60여 년을 사부리에 살고 있다는 김진규 할아버지(76)는 "30여 년 전부터 동제를 지내지 않고 있다. 마을 앞에 있는 '골매기'라 부르는 돌무더기 앞에서 동제를 지냈고 소나무 앞에서는 동제를 지내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김 할아버지는 "중요한 농사일을 마무리하고 여름 농한기가 되면 소나무 밑에 모여 풋구(호미씻이:농가에서 농사일, 특히 논매기의 만물을 끝낸 음력 7월쯤에 날을 받아 하루를 즐겨 노는 일)를 했다. 주민들이 각자의 형편에 맞게 술, 전 등을 준비해 소나무 아래에 모여 하루를 신나게 놀았다"며 그때를 회상하는 듯 소나무를 바라보았다. 김 할아버지의 말과는 달리 소나무 앞에 세워진 안내간판과 문화재청 자료에는 매년 정월대보름에 소나무 앞에서 마을제사를 올리며 마을의 평화를 빌던 당나무로 기록되어 있다.
누가 이 소나무를 심었을까?
문화재청 자료에 따르면 임진왜란 때 명나라 장수 이여송이 벼루 속에 솔씨를 가져 와서 심었다는 전설이 있다. 소나무의 수령이 200여 년인 것으로 미뤄봐서는 믿기 어려운 일이다.
문화재청은 사부리 소나무의 형태가 특이하고 소나무와 반송의 중간계통의 변종으로 소나무품종 연구에 귀중한 학술적 자료가 돼 경북도 기념물 제111호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소나무에게는 겨울을 몰고 오는 늦가을 찬바람과 졸졸 흘러가는 시냇물, 끊임없이 지저귀는 새소리만이 친구다. 오랫동안 홀로 있어서인지 혼자만의 외로움, 쓸쓸함을 오히려 즐기는 듯한 모습이다. 세월의 흐름에 몸을 맡긴 채.
출처 : http://www.yeongnam.com/yeongnam/html/weekly/life/article.shtml?id=20101126.0104208183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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