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달산(雲達山) 김용사(金龍寺)
'비워냄' 의 공부를 하는 곳
운달산(雲達山) 김용사(金龍寺) 일주문에 들어오거든 알음알이를 피우지 말라, 알음알이 없는 빈 그릇이 일을 이루리라.
한가한 구름도 잠시 쉬어 가고 싶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 김용사는 성철, 서웅, 서암 스님 등 불교사에 큰 족적을 남긴 선각들이 이곳에서 설법을 하고 참선을 한 곳으로 유명하다.
운달산(雲達山)에 위치한 천년 고찰 김용사는 천 년 전에 부근에 살던 김 씨 성을 가진 사람이 용왕의 딸과 결혼하여 서로 각자의 성씨를 따서 김용이라는 자식을 두었는데 그 자식이 총명하고 나라에 큰 인재가 되어 金龍寺라는 이름을 바꾸었다는 설화가 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설화로는 김 씨 성을 가진 사람이 나라에 죄를 짓고 운봉산 아래에 숨어 살면서 매일 부처님 전에 나아가 죄를 참회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용추의 용녀와 혼인을 하고 아들을 낳았는데 그 이름을 ‘용’이라고 지었고 그 ‘용’이 가문을 크게 일으키자 마을 이름도 김룡리로 바꾸었고 운봉사도 김룡사로 고쳐 불렸다고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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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서 사찰 입구까지는 전나무가 길가로 울창하게 늘어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뻗어 있고 긴 비포장도로가 걷기에는 너무나 좋은 느낌이 들어 마음이 마치 구름 위를 걷는 듯하였다.
그 울창한 나무 숲 사이의 일주문은 매우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것은 세속에서의 지식을 버리고 무엇을 채우려 하지 말고 지식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러 오라는 그런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은 ‘비워냄’의 공부를 하는 곳으로 비우지 못하여 넘쳐나는 것은 번뇌요 망상이라고 정의하고 번뇌의 세계와 그 번뇌를 씻어 맑고 맑은 자성(自性)을 찾는 세계 사이에 선 문이 바로 일주문이라고 한다.
번뇌의 선을 넘어 얼마 지나면 사천왕문을 만나는데 특이하게도 사천왕이 석조로 되어 있다. 석조 사천왕상이라면 조각하기도 힘들었을 텐데 부릅뜬 눈과 갖고 있는 칼 등을 보면 곧 잡아먹을 태세다.
이곳을 빠져 나오면 경흥 강원 건물이 나오는데 이 건물은 국내 최대 강원건물 중 하나로, 대략 한 300명은 동시에 수용할 정도의 온돌방으로서, 부엌아궁이는 어린 학생들이 걸어 들어갈 수 있을 만큼 컸다고 했으나 이제는 현대식으로 바꾸어져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설선당은 위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성철, 서웅, 서암 스님 등 현대 불교사에 큰 족적을 남긴 선각들이 이곳에서 설법을 하거나 참선을 한 곳으로 특히, 성철스님이 팔공산 성전암에서 10년 무문관을 마친 후 1965년 대중에게 최초로 설법을 시작한 곳이다.
취재 당일, 선묵 혜자 스님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순례기도회’가 김용사를 찾아 산사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전국 각지에서 온 많은 순례회원들이 참배하고 있었다.
사찰이 사람들이 너무 많으니까 좀 경건한 맛은 없지만 가끔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듯 싶었다. 대웅전에도 많은 사람들이 참배를 하고 있었고 대웅전 불상은 인조 27년 설잠 대사가 조성했다고 한다.
그리고 성균 대사가 만든 후불탱화와 고종26년에 사증대사가 조성한 거대한 쾌불 탱화를 비롯한 죽은 사람의 생, 전사가 기록 영화처럼 비쳐진다는 거울 등 수많은 문화유산이 김용사에 있다.
또 하나 김용사에서 주목받는 것은 300년의 오랜 세월 동안 비어내는 공간으로 훌륭하게 이겨내고 있는 해우소이다. 남녀가 각각 4명씩 근심을 풀도록 돼 있는 해우소는 옆에 벽만 있고 앞은 문이 없다.
직사각형으로 뚫은 구멍 아래로 한발 한발 딛는 데 정성이 들어가지 않을 수 없다. 잘못하다가는 바닥이 지옥이다. 요즈음 화장실이야 그렇지만 옛날에는 화장실에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그런 뉴스를 접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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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은 우리 몸에서 가장 긴 터널을 지나 혼자서 만들어지는, 모두가 더럽다고 피하고 혐오하는 것이지만, 어떻게 보면 산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순리이자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진리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 300년 전 사람들과 같이 사용하고 있는 해우소가 김용사의 가장 큰 역사이고 명물로 절을 더욱 절같이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싶다.
金龍寺
첩첩산중 숨은 보석처럼 솟아
내 세울 만한 산세나
빼어난 계곡미를 자랑치 못하지만
인고의 흔적이 덜 묻어나는
태고의 자연 간직한 운달산.
대자연 서기 가든한 피안의 길목
쉴 새 없이 바위 간질이는 물
조금도 거리낌 없이 몸 내맡긴 바위
오염되지 않은 자연의 정취
만끽할 수 있는 곳에
1400년 법향 피워 온 도량.
대낮에도 하늘을 가리듯
빽빽이 들어선 원시림
웅장하면서도 포근한 느낌으로 다가오고
골짜기 따라 흐르는 계곡에
손 담그면 얼음덩어리 띄워 놓은 듯
차가워 뼈 속까지 서늘해진다.
억만 겁 흐른 운달계곡
울울창창한 전나무 숲길
사천왕처럼 가람을 감싸고 있는
금강소나무 후광은
빛나는 김룡사의 살아 있는 탱화.
수곽 물빛도 우유 빛인
김룡사는 누운 소 형국
눈에 해당되는 동전은 수행처
성철. 서웅. 서암스님 장좌불와 정진
한국불교 바로 세우고
고승들의 주석처로 이름이 높다.
근대 불교 바로 세우는 주춧돌 놓은
도제교육 기관인 경흥강원
많은 인재 배출하고
동국대 총장 권상로 박사 출가한 후
절 아래 마을주민 50여명
부처님 제자 되었네.
연초록 잎사귀와 어우러진 홍하문
배롱나무 꽃불 켠 응진전
3백여 명 함께 기거할 수 있었던
국내 최대 온돌방 설선당
사찰 측간 원형 간직한 해우소
운달산 수림과 구름 속에
얼굴 내민 전각들 고즈넉하다.
30년 수행한 성철스님
처음으로 사자후 한 곳
투박하고 해학적인 약사여래불
생전 선악의 행업 나타나는 업경대
보제루 석축 앞에 상사화 곱게 피어
그 옛날 창성함 말해주고 있다.
눈부신 대자연의 후광처럼 빛나는 절
전나무 숲속에는 군데군데
천수를 다한 고목들이
조각풍 마냥 운치 더해주고
이름 모를 산새들 지저굼이
수행자 발길 부여잡는구나.
100년 된 백일홍 나무에
뿌리내린 두 그루 소나무
풀 먹는 개 김용이
대웅전 염불소리에
업장소명하려 귀 기울이고
산 너머 대승사 불을 끈 동자승
문수보살 화현이리라.
그 장엄하던 영화 간직하고
줄지어 선 아름드리 나무들은
시절인연 알아차린 듯
속세로 발길 돌리는 길손에게
공손히 인사를 한다.
출처 : http://www.mginews.co.kr/ArticleView.asp?intNum=10895&ASection=00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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