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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모래강 ‘내성천’을 걸어보셨나요?

한 글 2010. 9. 26. 17:05

 


아름다운 모래강 ‘내성천’을 걸어보셨나요?
4대강사업 ‘영주댐’ 건설로 물속에 잠길 위기 … 500여 주민들 올해 ‘마지막 추석’

 

 

내성천은 낙동강 상류 중요 지류 가운데 하나입니다. 109.5㎞의 내성천 물줄기는 백두대간 선달산(1236m·봉화군 물야면)에서 발원해 봉화군, 영주시, 예천군 회룡포마을을 지나 삼강주막 바로 위 문경시 영순면에서 낙동강을 만납니다.


낙동강 상류 모래의 반 이상을 공급한다고 알려져 있는 내성천은 정말 ‘모래의 강’입니다. 내성천 물길을 따라가면 강물과 모래가 뒤섞여 흘러가는 모습을 눈으로 볼 수 있습니다.


7~22m 깊이에 이르는 모래층 때문에 강물은 무릎이 잠길 정도로 굉장히 얕습니다. 모래 속으로도 물이 흐르기 때문에 표면으로 많이 드러나지 않는 겁니다.


발이 푹 푹 빠지는 부드러운 모래강을 따라 티없이 맑을 물속을 걸으면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라는 노래가 절로 나옵니다. 우리가 늘 꿈꾸는 ‘아름다운 강’은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닐까요?


내성천의 부드러운 흐름과 주변 경관은 무척 명상적입니다. 맑은 물길 따라 풍성한 모래톱이 펼쳐지는데, 물에 젖은 모래톱은 갈색이고 마른 모래톱은 흰색입니다. 때로는 강물과 모래톱이 서로 비단결처럼 얽혀 있는 모습을 볼 수도 있습니다.


이 아름다운 내성천에 댐이 건설된다고 합니다. 4대강 사업의 하나로 내성천의 중허리에 해당하는 영주시 평은면 용혈리에 높이 55m 폭 400m의 대형댐이 건설될 예정입니다.


영주댐으로 막히고 나면 내성천 상류 이산면 내림리 일대까지 수몰됩니다. 대형댐의 환경 변화는 물속에 잠기는 상류에만 생기는 게 아닙니다.


댐 하류는 홍수와 가뭄이 사라지고 강물의 온도도 달라집니다. 모래톱을 만들어주는 모래 공급량도 당연히 줄어들지요. 수만년 동안 홍수와 가뭄, 여름엔 섭씨 20℃ 이상의 따뜻한 강물, 한겨울엔 4℃ 이하의 차가운 강물에 적응하며 살아온 내성천의 생태계는 엄청난 변화를 겪게 될 겁니다.


댐 방류수량이 일정하게 바뀌면서 유속이 느려지기 때문에 모래톱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됩니다. 댐 하류에서는 긴 구간에 걸쳐 백사장에 식생이 자라는 ‘육지화’ 현상이 나타날 것입니다. 내성천 하류의 아름다운 ‘회룡표’ 풍광도 완전히 달라지겠지요.


“김대중정부 때 처음 이야기가 나왔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보류됐던 댐인데, 이명박정부가 4대강 사업을 추진하면서 다시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우리 마을은 인동 장씨 집성촌으로 400년을 이곳에 뿌리내리고 살았습니다. 보상이 주어진다고는 하나 대부분 집 한채 살 돈도 못 받습니다.”


내성천 금강마을(금광2리) 장진수 대책위원장의 말입니다.


금강마을 주민들은 올해 고향에서 마지막 추석을 맞았습니다. 올해 가을은 내성천을 물속으로 걸어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출처 : http://www.naeil.com/News/economy/ViewNews.asp?nnum=571802&sid=E&tid=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