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치유 관광코스 추천드려요”
[4대강 새물결 탐방대] 낙동강 11경을 걸어보다
금강 세종보 개방행사를 시작으로 다시 살아난 4대강의 16개 보와 36경이 드디어 문을 열기 시작했다. 강 별로 특색을 살린 수변생태공원·자전거길·산책로·오토캠핑장…. G20세대 여행 동아리와 여행전문가들로 구성 된 ‘4대강 새물결 탐방대’가 다녀 온 변화된 4대강을 따라가 본다. (편집자)
낙동강 11경인 삼강절경을 다녀왔다. 여행 전 나름대로 조사도 충실히 했지만 초행길이라 놓친 것도 많았다. 나와 같은 여행자가 또 있다면 슬픈 일이니 나처럼 고생하지 않으려면 아래 여행기를 잘 읽어주길 바란다.
설레는 마음으로 예천 시외버스 터미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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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울터미널에서 예천시외버스터널로 가는 버스안에서 티켓 사진 한 장 찰칵 |
날씨 좋은 토요일 오전 동서울터미널에서 부푼 기대를 앉고 예천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고속버스터미널에서는 직행 버스가 없으니 주의해야 한다. 또 버스를 타기 전 아저씨에게 목적지를 말하지 않으면 지나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니 꼭 확인할 것.
2시간30분 정도 달린 후 기사아저씨의 ‘예천시외버스터미널’이라는 방송에 따라 서둘러 하차했다. 기사아저씨가 실수로 이곳에 세워주신 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예천시외버스터미널에는 개미 한 마리 눈에 띄지 않았다. 예천시외버스터미널 표지판은 코사마트라는 작은 슈퍼마켓 간판 위에 함께 표시되어 있기 때문에 눈을 크게 뜨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쉽다.
이 슈퍼의 계산대에서 버스승차권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이곳의 승차권은 슈퍼의 주인아저씨가 손수 도장으로 모든 표에 찍어주시는데 모든 작업을 컴퓨터로 하는 대규모 터미널들을 생각하니 타임머신을 타고 되돌아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혹시 문의 사항이 있거나 추천명소를 듣고 싶다면 주저 하지 말고 슈퍼주인 아저씨께 여쭈어 볼 것. 이동경로와 함께 주민들만이 아는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다.
100년의 전통의 역사를 빚는 양조장
예천 시외버스터미널 바로 건너편에는 1박2일에도 소개된 적 있는 60년이 훌쩍 넘은 ‘용궁양조장’건물이 있다. 1951년에 지어진 건물이니 그 당시에 양조장의 규모가 상상이 된다. 이 양조장은 이곳에서 100년 동안 이곳 사람들을 위하여 술을 빚었다고 한다.
그러나 안내표지판도 사람도 없기에 구경을 하며 한잔 얻어먹고 싶다면 꼭 사람이 있는 시간대에 가야한다. 사람이 있는 시간대는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술을 한잔 얻어먹는 건 순전히 그날 자신의 운에 달려 있다. 용궁 생 막걸리는 수량이 많지 않아 이곳에서만 판매되니 꼭 한번 맛보는 것을 추천한다.
경북 예천의 자랑 용궁순대- ‘단골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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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깃한 막창으로 만든 용궁순대의 맛이 일품이다. 한적한 거리와 달리 단골식당은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북적하다 |
술 빚는 달달한 냄새를 맡고 허기진 배를 달래려 ‘단골식당’을 찾아 발걸음을 재촉 했다. 경상북도 예천군 용궁면 읍부리 299-2 란 주소를 갖은 단골식당은 다수의 TV 프로그램 출현으로 벌써 서울까지 소문이 자자한 곳이다.
이곳의 주 메뉴는 용궁순대와 오징어 불고기! 용궁순대는 예천의 자랑으로 쫄깃한 막창으로 만든 순대 맛이 일품이다. 트래킹 전 이곳에 들려 배를 든든히 채우길. 터미널과 길거리의 한적함과는 반대로 단골식당은 사람들로 북적북적하기 때문에 시간대를 잘 맞춰야 기다리지 않고 먹을 수 있다.
회룡포의 절경으로 눈을 호강시켜주는 비룡산
우리는 용궁순대국과 순대를 든든하게 먹고 여행길의 시작인 비룡산으로 향했다. 비룡산 트래킹은 장안사로 시작이 되는데 경사가 급한 것이 특징이니 운동화는 필수이다. 우리는 트래킹 초보자이기 때문에 회룡대와 용포대(제2전망대)를 걸쳐 사림재에서 용포마을로 하산하는 1시간30분 정도의 코스를 계획 했다.
시간과 체력에 따라 다양한 코스를 계획할 수 있으니 산행에 앞서 미리 코스를 정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장안사’는 1300년이라는 긴 역사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때가 전혀 묻지 않았기 때문인지 여유롭고 한적함이 느껴졌다. 작은 규모의 절에 공사자재들이 이리저리 널려있어 풍경을 감상하는데 방해 요인이 되긴 했지만 장안사에서 바라보는 탁 트인 하늘은 마음을 절로 상쾌하게 만들어 주었다.
가파른 길을 조금만 더 올라가다보면 어마어마한 크기의 ‘아미타불 좌상’이 자리 잡고 있다. 그 크기에 압도당하는 기분이 드는데 이런 경사 높은 비룡산에 그렇게 큰 불상을 가져다 놓은 불심에 대단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 옆으로 232계단을 오르는 인내를 발휘하면 ‘회룡대’에 도착하는데 내성천이 360도 감고 있어 육지속의 섬마을 ‘회룡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회룡포의 절경 안에 보이는 회룡대에 들리면 특허 출원 한 논 아트 ‘휘모리’까지 확인해 봐야한다.
논 아트란 벼가 자라는 논에 우리 농악의 한 장면인 휘모리 장면을 새겨 넣은 것으로 고대 페루의 나스카유적을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실감이 나는 것처럼 이 휘모리 장면의 논 아트도 그 나스카 유적만큼이나 신비하고 재미있음을 느낄 수 있다.
비룡산은 산행표지판이 많이 설치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코스를 잘 알아보지 않으면 길을 헤매거나 뜻하지 않게 하산하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해야한다. 중간 중간에 있는 안내표지판을 꼼꼼히 봐야한다. 길이 난 흔적이 있다고 무작정 따라 가게 되면 코스가 이탈되니 주의하자.
회룡대는 여행 전문가들이 추천한 회룡포를 감상하기 좋은 3곳 중 첫 번째로 뽑히는 곳이다. 삼강앞봉가 살림봉이 다른 두 곳인데 시간과 체력이 허락한다면 3곳에 모두 들려 각기 다른 회룡포의 모습을 감상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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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포마을로 가는 길에 발견한 회룡포마을 표지판. 용이 휘감아 도는 마을이라는 뜻 답게 용이 그려져 있다. |
육지속의 신비의 섬, 회룡포마을
하산과 동시에 만나는 용포마을은 ‘뿅뿅다리’를 건너 회룡포마을로 가기 전 지친 몸을 정자에 뉘어 잠시 휴식하기에 좋다. 용포마을에서 제배한 흑미와 깨로 빚은 ‘흑미깨떡’은 봄에 흑미깨떡축제가 있을 정도로 이곳의 명물이니 꼭 맛봐야 한다.
용포마을과 회룡포마을을 연결하는 뿅뿅다리는 공사판에서 사용되는 철제 판을 이용하여 만든 다리인데 사람들이 움직일 때 마다 리드미컬 하게 흔들리는 재미가 있다. 회룡포마을에 뿅뿅다리는 두개 인데 한곳의 수위가 높아 뿅뿅다리가 조금 잠겨 있다. 살짝 닿는 물살을 가르며 맨발로 걸어가는 느낌은 정말 스릴있다. 물도 깊어 빠지면 안 된다는 생각에 다리에 힘을 꽉 주고 걷게 된다.
회룡포마을의 자랑인 은빛모래의 고운입자를 밟으며 산책하면 다시 소녀로 돌아가는 기분마저 든다. 회룡포마을은 9가구 모두 경주 김씨를 가지고 있다는 재미난 점이 있다. 용이 휘감아 도는 마을이라는 의미의 회룡포마을은 여행작가 100인이 추천한 최고의 명소로도 뽑힌 적 있으며 2005년 명승 16호로 지정되었으며 아름다운 배경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가을동화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이 정도면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이 마을의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치 않은 것 같다. 회룡포마을의 올레길에는 유난히 정자들이 많은데 바쁘게만 사는 현대인들에게 한 템포 느리게 가는 여유와 휴식을 느끼게 하려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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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석초등학교에는 위트있는 작품들과 인증샷 한컷 남기기 |
이색적인 숙소-여울마을 향석초등학교
도보여행이라는 이번 여행의 컨셉에 맞게 회룡포 마을에서 여울마을까지는 걷기로 결정했다. 30분정도 소요를 예상 했으나 훨씬 오래 걸렸다. 가는 길에 내성천을 볼 수 있고 물길을 따라 걸으면 이런저런 복잡했던 머릿속이 정리 되는 기분이 든다.
그러나 차도와 인도의 경계가 없으므로 도보여행자들이나 자전거여행자들은 주의가 필요하다. 우리는 여울마을에 있는 향석초등학교를 숙소로 잡았다. 폐교된 학교를 리모델링 하여 숙소로 사용 중인데 오랜만에 초등학교를 보니 내 초등학교 시절이 생각하며 추억에 잠시 빠지게 했다. 각 방마다 마지막 졸업생의 이름이 붙어있는데 나와 동명인 ‘지수네’라는 방이 있어 잠시 웃음을 자아냈다.
우리는 4명이라 10명 이상이 사용가능 한 ‘지수네’를 뒤로하고 ‘홍래네’에 짐을 내려놓았다. 향석초등학교에는 위트있는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가서 친구들과 재미난 기념촬영을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하룻밤 묵어가고 싶은 향석초등학교의 예약은 필수이며 054)655-7120으로 문의하면 된다.
삼강주막과 낙동강 11경
낙동강의 12경 중 11경에 해당하는 이곳은 동에서 서로 흐르던 낙동강이 남으로 방향을 바꾸는 지점이다. 낙동강이라는 이름이 유래된 곳이기도 하다. 삼강나루는 뱃길을 이용한 영남지방 인적·물적 자원 운송의 종착지였다. 여기 모인 물건들은 낙동강과 한강을 잇는 가장 짧은 고갯길인 문경새재를 넘어 충주 가흥창에 재집결된 후 다시 한강을 타고 한양으로 운반되었다.
이 나루는 그 시절 교통의 요충지 역할을 했다. 삼강주막은 삼강나루 나들이객들의 허기진 배를 채워주었고 전국을 무대로 활동하던 보부상들에게는 숙식처를 제공하였다. 1900년에 경북 예천군 풍양면 삼강리에 지어진 이 주막은 옛 시대상을 엿볼 수 있으며 지역의 역사와 문화적 의의를 간직하고 있다하여 경북 민속자료 제134호로 지정되었다.
현재는 나루터가 없어지고 현대식 다리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테마가 있는 수변공간이라는 컨셉으로 ‘낙동강수변 생태공간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준비가 한창이다. 아직 공사가 끝나지 않아 정돈 되지 못한 느낌이 많이 나지만 역사를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옛 것들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어 삼강주막과 함께 시간이 멈춘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삼각주막 뒤편으로는 450년 된 노목이 있는데 이 나무를 보고 있으면 험난한 세월을 이겨낸 굳셈이 전해지는 것 같았다. 우리는 주막의 야외 자리를 잡았는데 역사책이나 드라마 속에서나 봤을 주막에 와있다는 사실이 새삼 신기하고 들떴지만 우리나라에 마지막 남은 주막이라니 더 소중하게 다뤄야 한다는 의무감이 들었다.
2005년도까지 마지막 주모역할을 해오시던 할머님이 돌아가신 후 이곳은 주민 분들이 힘을 모아 꾸려 나가고 계신다. 주모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섭섭해 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어머니들 손맛을 맛보는 순간 섭섭함은 낙동강 물결 따라 떠내려 갈 것이다. 배추전과 묵, 특히 직접 만든 두부는 우리의 입맛을 100년 전의 입맛으로 돌려놓은 듯 했다. 낙동강의 강바람을 맞으면 직접 담군 막걸리 한잔 마신 후의 취기는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안다. 막걸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장터국수 한 그릇으로 허기를 달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낙동강 여행객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코스이지만 예천을 여행하는 코스에 삼강주막을 들리는 것 보다는 상주를 중심으로 여행하는 코스로 추천한다. 그 이유는 여울마을에서 도보로 갈 수 있는 길이 아니고 자전거도로도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시외버스나 다른 교통편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택시를 이용하여 갔지만 여행 코스에 무리가 있는 결정이었다고 생각된다. 또한 11경을 제대로 감상하고 싶다면 삼강주막에서 막걸리 한잔 하며 해가 지길 기다릴 것. 해가 진 낙동강과 삼강주막의 불빛이 낮과는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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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막에서 시원한 막걸리와 낙동강을 바라보는 느낌이란…. 직접 느껴보시길 바란다 |
낙동강 11경을 주로 한 여행일정은 이것으로 끝이 났다. 아직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라 이동경로에 많은 불편이 있었지만 공사가 끝나면 잘 정돈되어 여행하기 좋은 코스로 빛을 바랄 것이라 예상된다. 비룡산 트래킹코스와 회룡포마을 코스는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마음치유관광으로 추천해 주고 싶은 코스다.
탁 트인 시야와 자연경관이 고된 현실에서 벗어나 스스로에게 집중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다. 또한 11경은 전통문화와 새로운 트랜드를 복합시킨 여행코스로 개발 한다면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된다.
역사가 깃든 삼강주막과 이제 곧 완공될 테마가 있는 수변공간의 조화가 우리나라 사람들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매력 있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러한 여행 코스추천이 나아가 한국 관광 산업의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글: 안지수 인하대학교(문화콘텐츠학회 활동, 한중일 외 여행경험 다수)
출처 : http://korea.kr/newsWeb/pages/brief/categoryNews2/view.do?newsDataId=148720378&category_id=subject§ion_id=EDS0304003&call_from=extlink&subjectName=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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